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입암리 산111-1’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의 일환으로 첨단 임업기계장비 실연회가 열렸다.
7일 산림청(청장 임상섭)이 주최하고 한국원목생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재선충병 방제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자리로, 경북도와 포항시 관계자, 임업 전문가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무엇보다 산림사업 근로자 안전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첨단 기계 도입으로 방제 효율 극대화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에 따라 훈증·파쇄·소각 등의 방식으로 처리가 필수다. 그러나 기존의 수작업 방식은 작업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방제 속도를 늦추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산림청은 고성능 임업기계를 적극 도입해 방제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실연회에서는 특히 ‘트리펠러’로 불리는 입목절단기가 주목받았다. 이 장비는 나무를 움켜쥔 채 절단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수작업보다 안전하고 신속한 방제가 가능하다. 산림청은 작업자의 안전 확보와 방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계화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실연회에서는 하베스터, 포워더 등 고성능 임업기계도 함께 선보였다. 이들 장비는 벌목과 수집 과정을 통합해 처리할 수 있어 인력 의존도를 낮추고 방제 작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산림청은 2021년부터 임업기계 현대화를 추진해왔으며, 앞으로도 첨단 장비 도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고성능 임업기계는 방제 속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산림 근로자의 안전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기계화가 이루어지면 기존 수작업 대비 노동강도가 낮아져 작업자의 건강 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 지역 재선충 피해 심각… 집중 방제 진행
소나무재선충병은 2022년 이후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경북 지역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경북에서만 감염목 40만 그루가 발생했으며 이는 전국 피해량의 44%에 해당한다. 그중 포항시에서는 10만 그루 이상이 감염돼 방제의 시급성이 커졌다.
이에 산림청은 국비 320억 원과 재해대책비 222억 원을 포함해 총 542억 원을 경북에 지원했다. 또 방제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국유림영림단 52개 단, 총 404명을 포항과 경주 지역에 투입해 총력 방제에 나섰다. 포항시는 지난해 12월 산림청의 방제 컨설팅을 반영해 피해목 전량 방제와 더불어 기후변화에 적응력이 높은 수종으로 대체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방제 작업은 피해목 제거뿐만 아니라 예방 차원의 숲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포항을 비롯한 경북 지역에서는 방제 후 재선충에 강한 나무를 심는 수종 전환 작업도 추진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를 줄이고, 건강한 산림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시 입암리 산111-1번지는 역사 속에 기록될 것”
실연회를 주관한 한국원목생산업협회의 서동은 원목생산업협회 회장은 이번 행사가 11년 만에 실현됐다는 점에서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2014년부터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를 여덟 번에 걸쳐 다니며 선진국의 임업기계 기술을 연구해왔다”며 “언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장비를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 이번 실연회를 통해 그 고민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특히 트리펠러를 언급하며 “논에서 손으로 모를 심던 시대에서 이앙기로 넘어갔듯, 산림 현장에서 트리펠러가 이앙기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계화가 가져올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벌채 현장에서는 그루베기 작업이 가장 위험한 과정으로 전체 산림사업 사망 사고의 90%가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며 “이번 기계 도입이 안전사고를 크게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국내 산림사업 근로자의 안전사고 건수는 5000건에 달하며 이로 인한 사망자 수만 73명에 이른다.
서 회장은 “오늘 행사는 개인적으로도 깊은 의미가 있다”며 “그동안 가슴속에 품고 있던 한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는 자리였다. 앞으로도 장비의 안전성과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며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오늘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입암리 산111-1번지는 역사 속에 기록될 것”일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계화가 단순히 방제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산림 관리로 이어지도록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더 정밀한 방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장비의 친환경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산림청은 앞으로도 사유림에 대한 임업기계 지원을 확대해 방제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건강한 산림을 조성하기 위해 보다 철저하고 효과적인 방제를 추진하겠다”며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방제 작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의 힘, 바로 이 기계
굴착기 부착 입목벌도기(Tree Feller Shear type)
장치명: 입목벌도기(treefeller), 국산
모델 : K-40, K-50, K-60
용도 : 입목벌도 및 조재
우드그랩 : 벌림폭 80cm
절단나이프 : 벌림폭 70cm
굴착기 성능 :
02급 절단힘 43톤/ 절단직경 40cm
04급 절단힘 46톤 / 절단직경 55cm
06급 절단힘 49톤 / 절단직경 60cm

굴착기 부착 원목절단기(Saw grapple)
장치명 : 원목절단기(saw grapple), 국산
모델 : K-25, K-30, K-40, K-50
용 도 : 조재
우드그랩 : 벌림폭 1470mm
체인톱 가이드바 절단길이 : 350mm(Option :450mm)
특징 : 회전, 그래플, 가이드바 상하운동, 체인톱 회전 작동 개별 동작 가능.

인터뷰 | 임상섭 산림청장
“기계화는 산림산업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번 재선충병 방제 실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재선충병 방제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짧은 시간 내에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계화가 필수적입니다. 기존에는 인력과 기계톱에 의존해 작업하다 보니 최적화된 시스템이 부족했어요. 하지만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작업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계화가 목재 생산과 방제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기계화를 통해 원목 생산은 더욱 원활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선충병 방제사업 자체가 임업 전반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방제 작업은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산림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기계화는 장기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목재 생산업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기계화가 큰 도움이 되겠지만, 방제 산업에 한정된 기계화는 지속 가능한 산림 관리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지금처럼 단기간에 대량의 목재가 생산되면 시장에서도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계획된 양만큼, 계획된 용도로 목재가 생산돼야 산업적으로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죠.
기계화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시나요.
=그렇습니다. 과거에도 기계화를 도입하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정부 보조 사업의 일환으로 기계화를 지원하는 경우도 있었고, 원목 생산업자들은 개별적으로 기계를 활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선충병 방제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춰 기계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죠. 앞으로 기계 도입과 함께 안전 대책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향후 기계화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기계화는 산림산업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방제 사업이 아닌 장기적인 산림 정책 차원에서 기계화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책적 지원과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체계적인 기계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기술경영연구소 오재헌 실장
산림 작업, 기계화 없이는 불가능…체인톱 대체할 고효율 기계 도입 시급

임업 장비의 기계화가 왜 중요한지 설명해 주세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안전입니다. 특히 재선충 피해가 진행된 산림에서는 나무가 고사한 지 오래돼 체인톱으로 벌목할 경우 위에서 떨어지는 나뭇가지나 줄기로 인한 사고 위험이 큽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계 장비를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벌목과 집적을 동시에 수행하는 벌도 집적기, 일정한 크기로 목재를 자르는 조제기, 그리고 그래플 소 같은 장비가 현장에서 점점 더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재선충 방제뿐만 아니라 목재 생산 등 임업 전반에서 기계화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임업 기계화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솔직히 말하면 초보 단계에 불과합니다. 유럽, 북미,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영 규모가 작고, 벌채가 지속적으로 제한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정한 면적에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야 기계화를 적극 도입할 수 있는데,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임업 기계화는 결국 필수적인 방향인데, 중·단기적으로 어떤 부분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시나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은 체인톱을 대체할 수 있는 고효율 기계 도입입니다. 현재 산림 작업 중 가장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장비가 체인톱인데, 이를 대체할 기계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하베스터 같은 장비가 있지만 비용이 높아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건설 기계를 기반으로 한 작업기 부착형 장비들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기계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명확하지만, 어느 정도의 시점까지 갖춰야 한다고 보시나요.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 시급한 문제입니다. 나무 크기도 커졌고 작업 물량도 많아졌습니다. 특히 재해 발생이 증가하면서 방제 작업과 산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결국 산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재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영 측면을 넘어 재해 예방 차원에서도 기계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습니다.
인터뷰 | 남양목재 홍세곤 대표
목재산업의 메카, 인천 제재산업에도 관심을…

현재 인천 지역 제재소에서는 폐목재 처리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직접 현장을 확인하러 왔습니다. 최근 그야말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인천의 목질보드류 생산업체 두 곳이 사라졌습니다. 인천 지역의 폐목재 처리 능력이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인천에서 폐목재를 처리하지 못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처리되지 못한 폐목재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이미 다른 지역도 한계에 다다른 상태입니다. 결국 폐목재가 적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재목과 같은 목재제품을 생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임업 기계화가 가속화되면서 재선충 피해목이 대규모로 공급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겠네요.
=맞습니다. 기존의 목재 처리 시스템으로도 현재의 공급량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여기에 기계화로 인해 재선충 피해목이 대량으로 쏟아지면 인천 지역의 제재산업은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폐목재 처리의 병목 현상이 심화되면 목재소까지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자칫 ‘목재산업의 본진’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인천 지역에 대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죠. 벌목 기계화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이에 맞춰 폐목재 처리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단순히 폐목재 처리 문제를 넘어 목재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인천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기 전에 정부와 관련 기관이 나서야 합니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