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명의 건축사들이 만든 의자들을 선보이는 ‘생각을 앉힌 의자’ 전시회가 지난달 1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서초 대한건축사협회 1층 라운지카페에서 열렸다.
건축사들의 모임인 ‘집톡'이 주최하고 대한건축사협회가 장소를 협찬한 이번 전시는 김동희(건축사사무소 케이디디에이치), 김성우(건축사사무소 공유), 박정연(그리드에이 건축사사무소), 오신욱(라움건축사사무소), 이재혁(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장영철(와이즈 건축사사무소), 최성호(소하 건축사사무소), 허길수(건축사사무소 이얼랩 도시건축) 등 건축사들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단순한 가구로서의 의자를 넘어 건축적 사유와 미학적 접근을 통해 탄생한 의자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철학적 경험을 선사했다는 평가다.
전시 작품은 △박정연 건축사의 ‘ㄱㄱㅁ의자’와 △최성호 건축사의 ‘Manim Chair’, △허길수 건축사의 '소소한 종이가구‧Cycle of Structure', △이재혁 건축사의 ‘Burning Chir’ △김동희 건축사의 ‘마음을 꽉 잡아주는 의자‧In to me’, △김성우 건축사의 ‘뜬 의자‧Floating Lounge Chair’, △오신옥 건축사의 ‘최소의 의자‧면’, △장영철 건축사의 ‘Chair11’ 등이다. /나무신문
마음을 꽉 잡아주는 의자 In to me | 김동희
_Material
가장 원초적인 재료인 철 스틸 또는 스테인리스스틸과 나무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의자이며 가장 원초적인 결합 방식으로 조합되었다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결합을 한다 화려한 형태와 다양한 결합방식에 따른 유통성 있는 확장성을 내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_Idea
차가움 무거운 금속과 따뜻함 목재의 결합 무거움 무거운 금속 과 가벼움 목재의 결합으로 따뜻함과 무거움이 유지되는 앉는 의자로 만든다 우리가 사는 공간은 음과 양의 조화가 반복되고 그 사이에서 선택과 공유를 반복하면서 삶을 공유한다 의자의 물성이 생각의 배경이 될 것이다.
_Intention
단출하면서 화려하고 싶고 화려하면서 강인하고 단순하고 싶은 사람의 심리를 반영한 의자다 조립의 단순함 반복된 의자 장식의 끝부분이 실용적인 결합의 요소가 된다.
촉수같이 뻗어 나온 요소들은 자신을 잡아주는 단단함이 되고 내면을 잡아 줄 수 있는 결합을 상징한다 묵직함과 편안한 착석감이 좋아서 흔들림 없이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의자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뜬의자 Floating Lounge Chair | 김성우
공간에 띄워진 곡선의 판은 단순한 의자의 기능을 넘어서 공간에 새로운 감각을 부여한다.
의자는 부드러운 곡선을 통해 사람과 공간의 유연한 결합을 유도한다.
한장의 곡면 나무판은 간결한 공간을 구축하고 , 투명한 측면 지지 판은 구조적 개념이 소거된 여백을 담아낸다.
의자를 구성하는 각 소재들은 각각의 역할을 단순한 면으로 드러내며 간단한 결구 방식으로 공간과 함께 결합되어 공간속으로 스며든다.
이러한 단순함과 매끈함, 가벼움은 의자 그 자체로써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앉는 사람은 곡면의 공간속을 부유하게 된다.
유유히 뜬 의자 는 우리를 새로운 사색의 공간으로 초대한다.
ㄱㄱㅁ의자 | 박정연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의자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900x2400 합판 한 장을 재단하여 버려지는 부분을 최소화하며 의자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적절한 크기로 수평의 앉는 부분을 만들고 수직의 부재 4개가 다리와 등받이가 되도록 하였다.
이것이 병렬로 배치되면 자연스럽게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된다.
재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단순한 형태의 의자이다.
최소의 의자 . 면 | 오신욱
형상은 의자를 기울이면서 시작한다. 위태로울때까지 변형하면서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에 멈춘다.
그리고 이때의 상태로 의자의 기능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구조적 해결점을 찾는다.
이것이 의자를 만들기 위한 3 개의 방향이다.
Burning Chair | 이재혁
Burning Chair는 2004 년에 제작한 Desk Lighting’ 의 후속 편으로 사용자에 의해 야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용되어 질 수 있는 조명이 포함된 의자 디자인이다.
Burning Chair는 건축자재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CLT 패널 30 장을 25mm 간격으로 배치하고 그 사이에 3개의 아크릴파이프를 연결시켜 안정된 구조가 되도록 구성하였다.
아크릴 파이프 내부에는 스마트 제어 컨트롤러를 이용한 LED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LED조명은 패턴과 속도를 조합하여 빛을 발산하며 시시각각 다른 환경과 소리에 반응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Chair11 | 장영철
Chair11은 보기에 무척 간단하지만, 얇은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을 이용하여, 의자로서 힘을 분산하는 방식은 건축적이며, 더 이상 뺄 것 없는 물건을 만들고 싶어하는 가라지가게의 의지가 담겨 있다.
가볍고, 투명한 의자의 등판과 상판은 기능적으로 쿠션감으로 편안하며, 스택이 가능하고, 자작나무와 다양한 색감이 시각적인 상쾌함을 선사한다.
Chair11의 11 은 소수 prime number로서 의자의 구조를 더 이상 분해할 수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을 표상하고 있다.
물론 인증센터의 물리적인 안정성 테스트를 통과하여, Chair11은 충분히 튼튼하고 안정적이다.
Manim Chair | 최성호
Manim Chair 는 인간의 자세와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현대적 디자인 의자로서 예술적오브제의 의미를 담고 있다.
디자인 철학은 인간의 본질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어 목재 프레임은 인체를, 쿠션은 의복을 상징하며 이를 통합된 예술적 오브제로 구현했다.
자작나무 합판으로 제작된 미니멀한 프레임과 세 지점으로 구성된 안정적인 지지 구조는 실용성과 안정성을 보장하며, 비대칭적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으로 역동적인 느낌을 제공한다.
비대칭의 미학은 단순한 시각적 흥미를 넘어 예측 불가능한 역동성으로 감상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날카로운 외형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착석감을 제공하여 외관과 실용성 간의 균형을 이룬다.
Manim Chair는 단순한 가구가 아닌 인간의 자세와 태도를 상징하는 예술 작품으로서, 프레임과 쿠션의 조화를 통해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과 외형적 형태 간의 조화를 구현하며 사용자가 앉을 때마다 이러한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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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종이가구 Cycle of Structure | 허길수
이 작업은 건축가 로서의 직능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들과 익숙해진 태도들에 대한 작은 의심으로부터 출발한다 건축 행위는 필연적으로 자원을 소비하고 흔적을 남기는 작업임을 자인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가 당연시했던 태도들을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작은 태도를 이번 의자 디자인 과정에 담고자 했다.
인간의 소비 행위는 엔트로피를 가속화시키는 주된 요인이며 재활용은 이를 늦추려는 의도적 선택으로 가능하다.
이 의자에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1. 특정 맥락과 환경 속에서 겉 형식 은 속 내용 이 되고 속이 겉이 되는 과정 즉 변증법적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
1. 특정 사용자와 환경 속에서는 겉과 속이 고정된 관계가 아니라 끊임없이 역할을 교환한다.
자연은 모든 물질과 에너지를 순환시키며 엔트로피의 균형을 맞춘다 소비되는 것들에 작은 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는 구조를 착안해 본다. 이 의자는 자원의 순환과 지속 가능성을 염두해 종이박스와 같은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하여 공감이 되는 작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일상적으로 쓰이고 쉽게 버려지는 겉 종이박스를 활용해 특정한 맥락과 환경에서 변화될 수 있는 의자의 가치를 생각해보고자 하였다. 이를테면 재난지역에 전달되는 구호물품의 종이박스를 활용한 유아용 책상과 간이의자 음습한 바닥을 대신해 줄 간이침대 따위들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환경에 대한 교육용 교구재나 기업의 홍보물등으로의 활용도 기대해 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