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꽃이 있는 창 103 - 애니시다
나무와 꽃이 있는 창 103 - 애니시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4.07.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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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골담초, Scotch broom, Cytisusscoparius
글·사진 서진석 박사·시인

애니시다(양골담초, Scotch broom, Cytisusscoparius)를 처음 본 것은 조금 오래되었다. 이 곳 길을 가다가 어느 집 앞 정원에서 봄꽃이 아니면 피울 수 없는 노란 꽃을 주위 시선에 아랑곳 없이 피우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고향의 아버님을 뵈러 귀국한 고향의 한 꽃가게에서 마치 봄에 핀 물봉선을 보듯한 아담한 꽃 매무새를 지닌 그를 대한 것이다. 누가 봄꽃이 아니랄까바 부끄런 듯 얼굴을 든 그는 진하지 않은 은은한 향도 담고 있었다. 갓 결혼한 새악시의 아침결 냄새랄까? 그래서 고향 꽃집 앞을 지날 때면 으레 그녀와 나는 코키스로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한글명으로는 양골담초, 금작화로도 불린단다. 또한 콩과식물로 은은하게 풍겨주는 향과 꽃 색깔에 걸맞게 향기싸리, 노랑싸리라고도 불리운다.

그리고 애니시다란 이름을 따라 애니로리(Annie Laurie)가 떠오른 것은 아주 자연스럽게도 우연이었다. 봄꽃은 그 꽃매무새, 향과 함께 노래의 한 곡조를 떠올리게 하는 마력을 지닌다.

 

너를 보면 애니로리가 떠오르네~ 애니시다

너를 보면 
노란 금맥을 따러 간
아버지를 그리던
애니로리가 떠오른다

너를 보면 아빠 곁을 떠나
사랑하는 한 사내를 따라 간 
우리 딸이 떠오른다.

모두가 사랑스런 
언제라도 곁에 두고픈
노오란 꽃이기에

그 사랑스러운 꽃
딸 이름이 애니(Annie)이기에…
  /나무신문

서진석 박사·시인
서울대학교 1976년 임산가공학과 입학, 1988년 농학박사 학위 취득(목질재료학 분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1985년~2017년 연구직 공무원 근무(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평생을 나무와 접하며 목재 가공·이용 연구에 전력을 기울인 ‘나무쟁이’. 시집 <숲에 살아 그리운 연가 戀歌>.
현재 캐나다 거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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