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마루 왕영득 대표가 층간소음 저감마루 특허를 받고 기자와 ‘공동주택 등에서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첫 인터뷰를 한 것이 지난 2020년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수요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대형 건설사들의 미팅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왕영득 대표를 다시 만나서 층간소음 저감마루의 ‘고요한 외침’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층간소음 저감마루가 무엇인지 쉽게 설명해 달라.
=쉬운 말로는 정말 간단하다. 공동주택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층간의 소음을 줄여주는 마루를 말한다.
설명을 들으면 정말 간단한데, 최근 이 기능이 건축업계의 뜨거운 화두가 되었다고 들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법이 바뀌면서 이제 모든 공공주택은 시공 후에 층간소음을 측정해야 된다. 다시 말해 아파트나 빌라, 오피스텔 등 준공되는 모든 주택들이 층간소음에 대한 사후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건축에서 층간소음을 줄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기존의 강마루 등 바닥재를 이용해서 소음을 잡을 수 있다면 최상의 선택인 것이다. 다른 방법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고 들었다.
층간소음 저감마루 ‘산들마루 고요’에 대한 건설사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설명할 수 있나.
=최근 한두 달 사이에 LH를 필두로 10대 건설사들을 모두 만난 것 같다. 지금까지 이들 건설사들이 바닥재를 가지고 층간소음을 줄이겠다는 생각을 못 하고 있다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일제히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건설사들의 미팅 요청을 받고 있다. 대형 건설사 여러 곳이 모인 자리에서 PT를 한 적도 있다.
건설사들의 이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가 없다는 이야기인데, 제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리 산들마루가 유일한 것은 아니고 ‘멜텍’이라는 업체가 한 곳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는 곳은 몇 곳 더 있으나 제품 개발에까지 이어진 곳은 거의 없는 것이다.
‘고요’의 원리에 대해 설명해 달라.
=‘쉽게 말해’ 천연 소재인 코르크를 마루 대판에 붙여서 층간소음을 저감시키고 충격을 흡수하는 마루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기술이 적용돼야 하는데, 거기에 따른 특허를 가지고 있다. 마루용 합판(대판)에 코르크층을 추가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기술이 중요한가.
=기존 강마루는 보통 표면제 두께가 0.35㎜로 얇다. 그러다 보니 여기에 바로 코르크 층을 붙이면 찍힘이나 긁힘 등의 문제에 취약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1.2㎜ 두께의 표면제(HPL)를 개발했고, 코르크층을 LPL 바로 밑에 한 층 더 넣는 등의 추가 기술을 개발해 이 역시 특허를 받았다. 아울러 ‘격자 홈 가공’을 통한 공기층 형성으로 소음과 충격흡수를 더욱 극대화했다. 뿐만 아니라 열전도라는 ‘온돌마루’ 고유의 기능 또한 지켜냈다.
한두 달 사이에 십여 개가 넘는 건설사들을 만났다고 들었다. 만약 대형 발주를 받게 되면 납기 내에 생산은 가능한가.
=이달(7월)부터 동부건설 역촌동 재건축 현장 약 700세대 아파트에 시공이 들어간다. 대형 현장으로는 첫 시공이다. 아무리 큰 발주라고 해도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데, 아파트 현장의 발주라는 것이 하루이틀 사이에 갑자기 들어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역촌동 현장만 해도 거의 1년 반 전부터 이야기가 오가던 현장이다. 또 다음 현장으로 예정된 효성중공업 성남 지구 현장도 그 정도의 시간을 두고 발주가 진행되고 있다. 보통 6개월 정도의 시간만 주면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
기존 마루에 비해서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것은 아닌가.
=당연히 기존 마루에 비해서는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수준은 아니고 ‘조금 더’ 비싼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다른 방법으로 층간소음을 줄이는 비용에 비한다면 획기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하고 싶다. 현재로서는 자장 저렴한 방법으로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쉬운 말로는 정말 간단하다’고 했지만, 개발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린다.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웠다. 특히 특허를 위한 특허가 아니라 실제로 제품화해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구조를 찾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기술에 적합한 합판을 찾기 위해 인도네시아의 산판까지 뒤져야 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제품을 출시했지만,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소비자의 반응이 오지 않았다. 이 제품은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보다는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제도적으로 이 제품을 선택하지 않으면 곤란해진 시대가 도래하면서 관심이 높아진 셈이다. 다행스러운 일인데, 굳이 ‘마지막 한말씀’을 보탠다면, ‘산들마루 고요’는 충간소음을 줄여서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코르크 층과 격자 홈 가공 등을 통해 그 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마루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나와 이웃이 모두 행복해지는 마루다.” /나무신문
산들마루 ‘고요’ 구조
바닥 충격음 감쇠량
- 경량충격음
- 한국건설 생활환경 시험연구원(KCL)
합판 격자 가공
•합판 격자 홈 가공으로 제품 안정성 및 기능성 강화
•홈 부분과 백그루빙 가공으로 생긴 공간으로 바닥 난방 열이 직접 전달되어 열 전도율 상승(입체적인 합판 가공)
•표면의 충격 소음이 홈, 백그루빙 가공으로 생긴 공간으로 소음이 퍼져나가 코르크 2중 흡수재와의 시너지 효과로 층간소음 저감
코르크 접착
•마루 구조에 2중 코르크를 적용하여 충격 흡수재 구조 (합판 격자 홈 가공 합판과 시너지 효과)
•보행감 상승과 충격, 진동, 소음 저감 효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