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신문] #공방예찬 #신간 #나무 #이승원
작가 이승원은 오랫동안 100여 년 전 근대를 탐사하며 엉덩이의 힘과 번뜩이는 기획력으로 항상 남이 가지 않는 새로운 주제에 깃발을 꽂으며 문화연구에 집중해온 연구 노동자다. 어릴 적 꿈꿔온 미래와는 너무나 멀리 와버린 삼십 대 중반의 어느 날, 곁에 있던 여인이 그에게 나무를 하러 가자고 속삭였다. 정규직으로 어딘가에 매인 것이 아니었기에, 시간만큼은 자유롭게 쓴다는 절대적 위안과 긍정을 안고 공방으로 출근 아닌 출근을 시작했고, 어느덧 사십 대 중반에 이르렀다. 그렇게, 꼬박 10년이 흘렀다.
이 책 《공방예찬》은 목공방과 가죽공방에서 나무를 다듬고, 가죽을 꿰매고, 글을 쓰는 남자의 소소하지만 감칠맛 나는 일상 에세이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따뜻한 필치로 써 내려간, 에세이스트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책이기도 하다. 가죽과 나무를 향한 열렬한 사랑, 장인들의 세계, 아날로그적 취향, 중년의 자기 육체 탐구, 가족 특히 친구 같은 아내와의 아옹다옹 일화 등을 소재 삼아 가벼움과 무거움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풀어놓는 그의 이야기는 독자에게 읽는 맛과 동시에 마음의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정리 = 홍예지 기자
자료 제공 = 천년의상상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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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남자가 공방을 사랑할 때
우리의 솜씨는 우리의 무기다
자르고, 깎고, 꿰매고, 쓴다
나는 휘어지지만 꺾이지는 않아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인생에 끼어드는 순간
한때 연장 좀 다뤄본 사람들의 당혹감
중년의 위기, 바디에 텐션이 없어?
추억의 보물창고를 만든다
아내가 사라졌다
공방 생활은 또 다른 ‘공방질’을 부른다
칭찬은 B형 남자의 바느질을 춤추게 한다
틈과 균열을 이어 붙이는 마법의 힘, 나비장
우리가 만든 가방은 ‘메이드 인 피렌체’입니다
결혼 선물로 도마를 받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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