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실] 목재의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캐나다, 호주, 중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서 많은 목재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목재를 제대로 알고 이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목재의 이름이다. 목재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으면, 목재 이용시 시험을 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연구 자료를 통해 그 목재의 일반적인 성질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입되는 목재들마다 불리는 이름이 정확하지 않아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정확하지 않은 목재의 이름 때문에 생기는 오해
목재는 식물학적으로 학명, 영명, 일반명 이외에도 현재 세계 각국에서 동일 수종이라도 지역명과 함께 목재 시장에서 통용되는 시장명이 존재한다. 목재의 시장명은 어떠한 규정이나 원칙이 없이 목재상인들이 편리하게 부르는 경우가 많아 성질이나 형태적으로 유사한 목재의 경우에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어떤 소비자가 “미송 목재 주세요.”라고 하면 한 목재회사에서는 헴록(Hemlock)을 줄 수 있고, 다른 회사에서는 더글라스퍼(Douglas fir)라는 목재를 줄 수 있다. 두 목재는 엄연히 다른 수종으로 목재의 밀도, 강도 등에 많은 차이가 난다. 본래에는 더글라스퍼를 소나무와 성질이 비슷해 미송으로 불렸으나, 언제부터인지 목재시장에서 수입되는 더글라스퍼, 헴록을 통틀어 미송으로 부르고 있다. 이로 인해 미송이라는 목재의 이용시, 소비자와 판매자 간에 오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오해는 분쟁의 소지가 될 수 도 있다.
목재시장에서 혼란을 주는 목재 이름
1. 라디에타파인(Radiata pine)
시장에서 ‘뉴송’이라 불리는 목재는 Radiata pine(Pinus radiata D.Don.)이다. 라디에타파인은 북아메리카 태평양연안에 자생하는 수종으로 뉴질랜드, 칠레, 호주 등에 도입되어 식재를 성공한 수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이용되고 있는 수종 중 하나로 1㎝이상의 넓은 나이테 폭이 특징인 침엽수다. 라디에타파인을 우리나라에서는 뉴질랜드, 칠레에서 수입된 소나무라 하여 그 나라 명을 붙여 ‘뉴송’, ‘칠레송’ 등의 시장명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막연히 외국에서 들어온 소나무라 하여 ‘외송’으로 부르기도 한다. 라디에타파인은 본래 이름인 라디에타파인으로 명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구주소나무
목재시장에서 ‘쏘송’이라 불리는 목재는 러시아산 구주소나무(Pinus sylvestris)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연륜 폭이 매우 좁고 목재의 재색이 우리나라 소나무와 비슷하기 때문에 국산 소나무 대체로 이용되는 경우가 있다. 보통 국산 소나무 대신 사용되는 경우는 문화재 보수용재다. 하지만 문화재 보수 및 복원에 사용되는 목재는 기존 재료와 동일한 국산재 목재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구주소나무와 소나무(국산재)는 목재의 해부학적 특징이 같아 현미경적으로 구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현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국임업진흥원에서는 목재 DNA분석 등 종 분석을 위한 식별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 더글라스퍼(Douglas fir)
앞서 이야기한 목재시장에서 ‘미송’이라 불리는 더글라스퍼는 또 다른 이름인 ‘홍송’으로 불리기도 한다. ‘홍송’은 더글라스퍼의 재색이 붉은 색을 가지기 때문에 불리는 이름이다. 하지만 ‘홍송’은 우리나라 잣나무 목재를 이야기 하는 경우가 있어 더글라스퍼를 ‘홍송’으로 부르면 혼돈할 수 있다. 따라서 더글라스퍼는 ‘미송’, ‘홍송’이 아닌 더글라스퍼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4. Fukien cypress
피톤치드 향이 좋아 국내에서 내장재, 가구재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는 수종인 편백은 목재의 이름 때문에 생기는 혼란이 많다. 일본에서 히노끼로 불리는 편백보다 진한 향을 내는 Fukien cypress 목재는 목재시장에서 만요히노끼, 고대히노끼, 라오스히노끼 등의 이름으로 부른다. 그러나 이름에 있는 히노끼라는 단어가 오해의 소지가 된다. 목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일반인은 히노끼라는 이름만 듣고 편백으로 오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백과 Fukien cypress는 전혀 다른 수종이다.
편백과 Fukien cypress는 같은 측백나무과(科)에 속하지만 전혀 다른 속(屬)에 속한 나무이다. 편백은 편백속(屬)에 Fukien cypress는 Fokienia속(屬)에 속하기 때문에 목재의 육안상 보이는 특징과 현미경상으로 보이는 세포의 특징이 다르다. 따라서 Fukien cypress는 히노끼와 전혀 다른 수종으로 이름에 히노끼라는 단어를 넣어 부르면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실례로 히노끼 목재를 실내 내장재로 사용하기로 하고 시공을 한 후, 시공 전 생각했던 히노끼(편백)와 다른 재색과 향을 느껴 수종감정을 의뢰한 경우가 있다. 수종감정 결과, 히노끼가 아닌 만요히노끼, 라오스히노끼라 불리는 Fukien cypress로 판정되어 분쟁까지 이어진 경우가 있었다.
5. SPF
북미에서 SPF로 표기되어 수입되는 구조부재가 있다. 이때 SPF가 의미하는 것은 Spruce(가문비나무류), Pine(소나무류), Fir(전나무류)의 첫 글자를 말한다. 이 목재는 목조주택 설계시 필요한 기계적 성질과 허용응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SPF로 부르고 있다. 수종감정 의뢰시 수종명에 SPF로 표기를 원하는 의뢰인이 종종 있다. Spruce(가문비나무류), Pine(소나무류), Fir(전나무류)는 현미경적으로 식별이 가능한 수종이기 때문에 결과는 SPF가 아닌 각각 해당되는 수종명으로 처리된다.
목재의 이름을 정확하게 부르는 것은 목재를 이용하고자하는 모든 사람들과의 약속이다. 목재의 이름 때문에 생기는 오해가 많아지고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결국 목재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목재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이름 때문에 생기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통일된 수종명(common name)을 사용해야 한다. 목재의 정확한 이름의 사용은 목재와 목재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향상시키고 소비자를 보호하며 불량 목재의 유통을 방지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THE WOOD DATABASE, www.wood-databa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