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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부족으로 전시장 썰렁…건축박람회에 ‘밤깎는 기계’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대전 국제무역전시관에서 열린 제1회 대전 건축박람회가 관람객과 참가업체들 모두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
실패한 행사라는 꼬리표를 얻었다.
대전일보가 주최하고 중앙하우징페어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홍보부족으로 인한 관람객 저조와 볼거리 없는
구성이 가장 큰 불만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들은 지방이라는 점과 첫 행사라는 것을 감안해 서울의 반절 이하 수준인 일 4,5000여 명의 관람객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그러나 홍보 부족으로 막상 행사에 찾아온 관람객은 업체들의 집계에 의하면 주말을 합산해 일 2000여 명이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에 참여한 관람객들도 11월의 추운 날씨 탓에 참여도가 저조했으며 박람회장 안에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주최측에 대한 항의도
있었다.
더욱이 행사에 참여한 관람객들 대부분이 사전에 박람회 참가를 하고자 찾아오는 사람들이 아니라 당일 엑스포 공원에 찾아온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흥미 위주 방문이 많아 업체와 관람객 모두에게 불만을 샀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는 참여업체 수가 저조했으며 건축과는 관련이 없는 밤깎는 기계를 비롯, 건강식품 부스도 상당수 섞여 있어 사업에 도움을
얻고자 찾아온 업체 관계자들에게 볼거리 없다는 인상을 남겼다.
저조한 참여로 인해 단독 부스로 참가한 일육우드, 미래하우징, 인터테크,
동양우드를 제외한 대다수 업체가 예상 참가자수의 5분의 1도 확보하지 못했고 계약건수는 그에 크게 못미친다는 입장이다.
일육우드 최문상 사장은 “건축박람회라는 이름은 걸어놓고 정작 건축과 관련된 부스는 반도 되지 않았다”며 주최측에서 건축관련 업체 유치에
실패해 아무 상관없는 업체까지 끌어들이는 바람에 구성이 엉망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주 참여자인 인테리어 업자와 건축 관계자들은 전체
관람객의 20%도 미치지 못했다며 “우리 같은 경우 부스를 만들고 준비하는데 수천만 원이 들었지만 주최측 홍보 부족으로 참여도가 저조해 내년
박람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래하우징 대전지사장인 박홍범 대표는 “서울 박람회 경우 부스를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이 넘게 꾸며서 준비해도 본전은 뽑는다”며 이번
박람회는 참여가 너무 없어 내년도에 불참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홍보부족은 이해할 수 있어도 행사 구성을 이런 식으로 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 ”이라며 홍보용 브로셔도 준비돼있지 않았을 뿐더러 관람객을 위한 최소한의 행사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주관사인 중앙전람은 MBC 건축박람회 등 여러 큰 박람회가 끼어있는 가을을 피하기 위해 11월을 골랐으며 내년에는 더욱 홍보를 많이
해 관람객을 유치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참여사들은 건축관련 업체들의 경우 11월이 바쁜 시기인지라 참가를 피했을뿐더러 홍보 부족에
대해서는 넘어갈 수 있어도 설문지 한 장 돌리는 사후처리는 문제가 많다며 내년 4월 열리는 2회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