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이 GO하는 말
포켓몬이 GO하는 말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8.0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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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홍예지 기자
▲ 홍예지 기자

[나무신문] 뭐니 뭐니 해도 최근 많은 사람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두 가지는 ‘포켓몬 GO’와 ‘휴가’가 아닐까 싶다. 여름휴가가 절정에 달하는 ‘7말8초’에 집중적으로 피서객이 몰림에 따라 포켓몬 게임을 할 수 있는 속초·양양 등 일부 지역의 교통편이 매진됐다는 소식은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관련 숙박업소들 역시 높은 가격대의 객실 일부만 남아있거나, 그마저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등 게임의 인기가 체감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여러 업계가 포켓몬을 내세운 이벤트를 선보이거나 자신의 업체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다각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포켓몬 사냥에 중점을 둔 여행 상품을 선보이거나, 홍보를 목적으로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장소임을 알리기도 한다. 

한 예로 국립산림과학원은 트위터에 게재한 한 게시물로 인해 인터넷상에서 눈길을 끈 바 있다. ‘속초에 가시면 천연기념물 제351호 설악동 소나무가 있습니다…(중략) 근처에 주머니괴물들이 출현할지 모르겠네요 한 번 들러보시길~’이라는 재치 있는 글을 통해 5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소나무를 누리꾼에게 알린 것. 이 글은 리트윗이 무려 2500건을 넘을 정도로 사람들의 열띤 반응을 얻었다. 어떤 분야건 한 번 이름을 알리고 나면 해당 업체에 대한 관심도는 절로 높아지기 마련인데, 산림과학원도 효과적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사례처럼 유행을 읽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끌어낼 수 있다. ‘우리 상품은 이처럼 훌륭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 보다 속초의 여느 횟집처럼 ‘포켓몬 트레이너님들, 더우시죠? 물 한 잔 마시고 가세요’ 라고 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유행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찾아온다. 어떤 유행은 업계와 완전히 동떨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가치가 있다. 설마 산림과학원이 포켓몬을 언급할 것이라고 누군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상상하지 못했기에 주목받은 것이다. 유행을 그저 소비하거나 지나치지 않고 붙잡은 결과다. 포켓몬 GO는 고한다. 우리와 관련 없어 보이는 유행, 그곳에 손을 뻗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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