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리빙 및 라이프스타일 전시회인 ‘2025 서울리빙디자인페어’가 2월26일부터 3월2일까지 닷새간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로 30회를 맞이한 이번 전시회는 12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501개 브랜드가 1853개 부스를 통해 리빙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다채로운 트렌드를 선보였다.
치유와 개성의 시대,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
올해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리스토러티브 림스(Restorative Realms)’와 ‘초개인화 인테리어(Hyper Personalization Interior)’였다.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 ‘시몬스’, 디자이너 가구 브랜드 ‘하바구든’, 조명 브랜드 ‘루미르’ 등은 집을 단순한 거주지가 아닌 회복과 치유의 공간으로 제안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마이초이스’와 ‘레어로우’는 맞춤형 공간 연출을 강조한 제품으로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인테리어 소품을 장식이 아닌 예술 작품으로 바라보는 흐름도 뚜렷했다. ‘컬렉터블 디자인(Collectible Design)’이 주목받으며, ‘AGO’, ‘한국도자기’ 등은 조명과 테이블웨어를 통해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었다. 소비자들은 이제 공간을 꾸미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가치를 담은 컬렉션을 만들어가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디자이너스 초이스, 삶을 담은 공간의 미래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메인 전시인 ‘디자이너스 초이스(Designers’ Choice)’는 올해 ‘2025 생활백서: 삶의 낭만’을 주제로 열렸다. 올해로 30회를 맞아 ‘주택’이 아닌 개인의 가치관과 이상을 담은 ‘주거’의 개념을 조명했다. 원룸, 아파트, 자연을 품은 단독주택을 각각 대표하는 구병준, 백종환, 문지윤 세 명의 디자이너가 각자의 라이프 스테이지에 따른 이상적인 삶의 공간을 제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속 가능성과 비즈니스의 접점,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
이번 행사에서는 기존의 ‘리빙 트렌드 세미나’를 확장한 ‘2025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콘퍼런스’가 함께 열렸다. 건축, 소재, 인테리어, 가구, 웰니스, 유통 등 리빙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이번 콘퍼런스에는 9개국 22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Sustainable-yet-Profitable: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디자인 비즈니스’를 주제로 다양한 시각을 공유했다.
뉴욕현대미술관 상품기획 디렉터인 에마뉘엘 플랫(Emmanuel PLAT)은 “세대가 이어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브릿지 앤드 파트너스의 양연주 크리에이티브 부문 대표는 “디자인과 뷰티 산업이 단순한 외형적 아름다움을 넘어 개인의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디자인 씬에서 지속 가능성과 비즈니스의 접점을 모색하는 논의가 심도 깊게 진행됐다.
리빙 디자인 어워드, 주목받은 공간과 제품
전시 기간 동안 인테리어 및 문화 담당 기자, 문화 예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가장 주목받은 디자인을 선정하는 ‘리빙 디자인 어워드’도 열렸다. ‘눈에 띄는 공간상’은 마이초이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엔퍼센트, 위키노, 헤이에게 돌아갔다.
‘눈에 띄는 제품상’은 라이프앤콜렉트의 홈러그 토템 액막이 컬렉션, 노스텔지어의 북촌막걸리, 유스투바운더리의 스위블 책장 등 총 5개 제품이 선정됐다. 특별상은 2025 디자이너스 초이스 3인, 니즈, 루나앤컴퍼니, 일광전구, 피아바 팀이 수상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 관계자는 “올해 행사는 단순한 리빙 트렌드 제시를 넘어 리빙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브랜드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나무신문
인터뷰 | 이승석목갤러리 이승석 대표
리빙디자인페어를 사로잡은, 한국 참나무의 힘
국산 참나무는 가구재로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나라 오크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요. 하지만 저는 그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습니다.
국산 참나무를 가구재로 사용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조 과정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참나무는 수분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갈라지거나 속이 비는 현상이 발생하기 쉽거든요. 수입산 오크는 이미 건조된 상태로 유통되지만 국내산 참나무는 이를 직접 건조해야 하니 비용과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 참나무를 활용해야 한다고 보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산림 정책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뒀어요. 덕분에 참나무도 50~60년간 자라면서 가구재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굵어졌습니다. 이걸 그냥 놔두는 건 너무 아깝죠. 국산 목재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산 참나무의 가구재로서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수입 오크에 비해 국산 참나무는 색이 더 진하고 조직이 치밀해요. 강도도 뛰어나서 침대나 의자 프레임으로 적합하죠. 물론 건조 과정이 어렵지만 이를 해결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국산 참나무를 활용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요.
=국내 소비자들도 점점 국산 목재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품질이 보장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할 겁니다. 이번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몬스, 13억원 매출…4만 명 방문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가 ‘2025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브랜드의 차별성을 확고히 했다. 시몬스는 ‘뷰티레스트(Beautyrest)’ 컬렉션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부스를 운영하며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시몬스 부스에는 총 4만여 명이 방문했으며 행사 기간 동안 1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엑스 A홀 중심부에 위치한 65평 규모의 부스에서는 국내 제조·생산 최초로 포스코산 경강선에 바나듐(VANADIUM) 소재를 적용한 ‘뷰티레스트 신제품’과 하이엔드 비건 매트리스 ‘N32’가 전시됐다.
특히 부스 정중앙에 설치된 ‘롤링 테스트기’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최대 140㎏ 무게의 육각 원통형 롤러를 분당 15회의 속도로 10만 번 이상 구르며 매트리스 원단의 내구성을 시험하는 장비로, 시몬스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시몬스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운영하는 F&B 브랜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역시 주목받았다. 배를 연상케 하는 피싱클럽 콘셉트로 꾸며진 부스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눈에 띄는 공간상’을 수상했다.
시몬스 관계자는 “뷰티레스트 100주년을 맞아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시몬스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안전 인증을 통해 국내 침대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번개표 90주년, 조명에서 생활소품까지
금호전기가 ‘2025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알렸다.
창립 90주년을 맞은 금호전기는 LED 스마트 방등, 무드등, 스탠드 등 대표적인 조명 제품뿐만 아니라 디자인이 가미된 멀티탭과 스프링 케이블 등 생활소품도 함께 선보였다. 번개표의 상징색인 레드 컬러를 활용한 전시 부스는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금호전기 관계자는 “창립 90주년을 맞아 국내 최대 리빙 전시회에서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생활 조명 및 소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