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목조건축이 왜 한국까지 와서?
에스토니아 목조건축이 왜 한국까지 와서?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5.02.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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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수출한다…우리는 목재와 목조건축 수출 전문가”
‘에스토니아 목조 건축·건설 사절단’ 기자 간담회가 지난달 21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렸다.
‘에스토니아 목조 건축·건설 사절단’ 기자 간담회가 지난달 21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렸다.

“우리 국토의 50%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인구는 130만밖에 안 된다. 때문에 우리는 살기 위해서 목재와 목조주택을 수출해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가 유럽에서 목조주택 수출 실적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 몇 년 동안 에스토니아의 목재와 목조주택이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통적인 강자 캐나다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까운 일본보다도 에스토니아의 목재와 목조건축이 한국시장에서 더 도드라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유가 뭘까. 지난달 21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에스토니아 목조 건축·건설 사절단’ 기자 간담회에서 그 해답을 엿볼 수 있었다. 살기 위해서 수출한다는 것.

에스토니아 기업청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주한 에스토니아 대사관과 협력해 8개 목조건축 및 건설 기업이 참가했다. 사절단은 지난해 ‘2024 코리아빌드’ 참가를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2년 연속 방한해 협력 기회를 넓히고 있다. 올해 역시 ‘2025 코리아빌드’에서 국내 바이어 및 소비자들과 접점을 확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스텐 슈베데(Sten Schwede) 주한 에스토니아 대사, 마렉 루스터(Marek Roostar) 에스토니아 기업청 아시아 총괄 매니저, 애니카 카다야(Annika Kadaja) 우드하우스 에스토니아 대표, 배순희 에스토니아 기업청 한국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에스토니아의 목조건축 기술력과 친환경성을 강조하며, 한국 시장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적극 피력했다.

유럽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스텐 슈베데 대사는 “에스토니아는 국토의 51%가 산림으로 덮인 국가로, 수백 년간 축적된 산림 관리 노하우와 100년 이상의 목재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목조건축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조립식 목조건축을 통해 친환경 건축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으며, 한국과의 협력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에스토니아의 대(對)한국 목재 및 목조 제품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 우드하우스 에스토니아와 한국목조건축협회가 MOU를 체결한 이후 양국 간 교류가 활발해진 것도 에스토니아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에스토니아 건축 디자인 세미나 전경.
에스토니아 건축 디자인 세미나 전경.

강력한 친환경 경쟁력
에스토니아가 한국 시장에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친환경 건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에스토니아의 조립식 목조건축은 탄소 배출량을 40%에서 최대 77%까지 줄일 수 있으며, 모듈형 설계를 통해 개조 시 최대 60%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건축 공정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도 뛰어나 국내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에스토니아 건축가들의 다양한 사례 발표도 진행됐다. 원 아키텍츠(One Architects) 수석 건축가 베리트 프레이발드는 ‘병원 건축 – 모듈형 설계 솔루션’을, 몰룸바(Molumba)의 카를리 루익(Karli Luik)과 요한 탈리(Johan Tali)는 ‘상징적인 도형을 활용한 건축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크레아토무스 솔루션즈(Creatomus Solutions) CEO이자 에스토니아 예술 아카데미 연구원인 레네 푸세프(Renee Puusepp)는 ‘건축과 디지털 시스템의 결합’ 사례를 발표해 한국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조명했다.

‘2025 코리아빌드’ 참가 기업은 △CLT, 글루램을 제조하는 ‘아크우드(Arcwood)’ △외장재, 내장재 및 집성재를 생산하는 ‘푸이두코다(Puidukoda)’ △통나무 목조주택 및 야외 사우나 등을 제작하는 ‘테네(Tene)’ △사우나 히터 및 공조장치 전문기업 ‘사우눔(Saunum)’ △조립식 목재 프레임 하우스 키트를 제작하는 ‘아브레임(Avrame)’ △다양한 프로파일을 적용한 주택 설계 및 시공을 담당하는 ‘에스토니안 로그 캐빈(Estonian Log Cabins)’ △천연 마감재를 생산하는 ‘사비우쿠마자(Saviukumaja)’ △제재목 생산업체 ‘바라 새베스키(Vara Saevesk)’ 등이다. 

 


인터뷰 | 우드하우스 에스토니아 애니카 카다야(Annika Kadaja) 대표

산림청 목조건축 실증화 사업의 모범답안, 에스토니아

애니카 카다야 대표

캐나다의 공공건축물에서의 ‘우드 퍼스트(Wood First)’ 정책, 일본의 ‘공공건축물 등에서의 목재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 공공건축에서 목재 사용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세계적 추세다. 에스토니아에도 이와 유사한 것이 있나.
=
에스토니아에서는 공공건축물에 목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은 없다. 하지만 공공 건물에 내수 목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공공 부문이 먼저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자연스럽게 민간 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략은 자연스러운 개념이다.

공공건축에서 목재 사용이 얼마나 활발한가.
=
최근 3년 동안 지어진 주요 공공건축물 중 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목조로 지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최근 완공된 대형 스포츠 시설은 에스토니아에서 가장 큰 목조 공공건축물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목재 활용을 확대하는 흐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지방정부와 중앙정부는 방향성에서 약간 차이가 있다. 중앙정부는 대형 공공건축물을 중심으로 목조를 활용하는 반면, 지방정부는 비용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을 이유로 모듈러 방식의 목조건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대규모 목조 프로젝트보다는 실용적인 형태로 접근하고 있다.

공공 예산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나.
=
신축 목조 건물에는 공공 예산이 지원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존 건물을 목재로 개보수하는 경우, 예산의 30%를 환급하는 방식의 지원책이 있다. 노후화된 건물의 외벽을 목재로 보강하거나 단열 성능을 개선하는 프로젝트가 활발한 이유다.

한국에서도 산림청을 중심으로 공공 목조건축 실증화 사업이 진행 중인데, 경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이를 담당하는 한 지자체 공무원을 만난 적이 있는데, ‘지어야 할 목조건물이 너무 거대해서 걱정이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그 건물은 고작 2층짜리 건물이었다. 또 오늘 기자 간담회에서, 에스토니아의 목구조 유치원 사례에 대해 ‘진짜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냐?’는 한 기자의 질문도 있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공공 목조건축물이 낯선 개념이다. 이를 극복할 협력 방안이 있나.
=
충분히 협력할 수 있다. 에스토니아는 이미 공공 건축물에서 목재를 활용한 다양한 사례를 가지고 있다. 이런 연구 결과와 실제 적용 사례를 한국과 공유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지방정부가 내수 목재 사용 규제를 완화한다면, 북유럽산 목재를 활용한 협업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이 가능한가.
=
목조건축에 대한 스터디 케이스 공유뿐만 아니라 에스토니아에서 진행된 마케팅 캠페인 사례도 제공할 수 있다. 한국이 공공 부문에서 목재 사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나무신문

 


아브레임

아브레임(Avrame)    
아브레임은 운송이 편리하고 조립이 쉬운 키트형 친환경 목재 주택을 설계·제작한다. A-프레임 하우스는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고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 또한, 내력벽이 없어 경제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을 제공한다. 단열과 방음을 위해 열교가 없는 계단식 스터드 월을 적용한 클래식한 디자인도 선보이고 있다.

아브레임의 하우스 키트는 북미와 호주를 포함한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시공되었으며, 한국과 일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높은 고객 만족도를 위한 대리점 네트워크도 탄탄히 운영하고 있다.

아크우드

아크우드 (Arcwood)
20년 이상의 경험과 최첨단 생산시설을 갖춘 아크우드는 발트 지역 최고의 목재 구조물 제조업체 중 하나로 자리 매김했다. 주요 핵심 제품으로는 CLT, 글루람, 핑거 조인트 구조 목재가 있다. 최신 기술과 생산 방법으로 목재 구조물에 대한 수준 높은 기술과 생산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며, CNC 기계를 갖추어 특수 맞춤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고품질의 제품들을 유럽과 스칸디나비아를 비롯하여 스리랑카, 몰디브, 방글라데시, 그리고 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로 성공적인 수출을 이뤄냈다.

아크우드는 고객들에게 최고 품질의 목재 건설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혁신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바라 새베스키

바라 새베스키 (Vara Saeveski)
바라 새베스키는 에스토니아에 위치한 목재 선도 기업으로, 소경재 침엽수를 원료로 활용해 백목 70%, 적목 30%로 구성된 고품질 목재를 연간 12만 m3 생산하고 있다.

바라 새베스키는 정시 납품, 품질 우수, 지속가능성, 그리고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한다. 수년간 전 세계 고객들과 투명하고 효율적인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아왔으며, 탄탄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제품을 소개하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푸이두코다

푸이두코다 (Puidukoda)
푸이두코다는 에스토니아에 위치한 목재 가공 회사로, 신제품과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1천만 유로 이상을 투자해 장비와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생산량을 확대했다.

푸이두코다는 북유럽산 가문비나무, 소나무, 열처리 목재로 만든 고품질의 침엽수 제품을 전문 생산한다. 공장은 3개의 자동화 대패 라인과 목재 처리용 고압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도장, 마감, 표면 처리도 가능하다. 2004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푸이두코다는 지속 가능한 북유럽 인증 목재로 현재 35개국 이상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사비우쿠마자

사비우쿠마자 (Saviukumaja)
사비우쿠마자는 에스토니아 남부의 아름다운 도시, Mooste Manor에 위치한 기업으로, ‘UKU Pure Earth’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100% 자연 점토, 석회 마감 석고 및 페인트를 전문 생산한다. 회사는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18년 이상의 개발 경험과 두 세대에 걸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연 마감재와 건축 자재 분야에서 품질, 지속가능성, 그리고 전문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또한, 더 나은 환경과 쾌적한 생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사우눔

사우눔 (Saunum)
2014년에 창립된 사우눔은 에스토니아의 사우나 기술 분야에서 앞장서고 있다. 사우눔은 에어 블렌딩 기술 특허를 보유한 전기 히터 혁신, 사우나 실내 공조 시스템 및 사우나 자동화를 중점으로 두며 사우나에서의 경험의 혁신을 일으키고자 한다.

사우눔은 특허 받은 공기 순환 장치들과 히터에 적용된 비교할 수 없는 품질에 헌신하여 사우나의 공조가 바닥부터 천장까지 균일하고 건강하게 분포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테네

테네 (Tene)
테네는 벽 두께가 28mm, 40mm, 70mm인 통나무 목재 주택과 정원 창고, 사우나, 온수 욕조 (Hot tubs) 등을 제작한다. 또한 테네는 북유럽의 가문비나무로 제작된 300여개 이상의 다양한 제품 수출을 위해 카탈로그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2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테네는 신뢰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로서 대부분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유럽 및 해외 최대 유통업체로 수출하고 있다. 

에스토니안 로그 캐빈

에스토니안 로그 캐빈 (Estonian Log Cabins)
에스토니안 로그 캐빈은 장인 정신의 전통과 첨단 엔지니어링 기술을 결합하여 신뢰받는 통나무 주택 제조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에스토니안 로그 캐빈의 강점은 정원용 소형 건물부터 넓은 주택, 실용적인 구조물까지 아우르는 유연한 설계 능력과 뛰어난 품질이다. 

이 기업은 내구성, 친환경성, 미적 가치를 중시하는 철학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드하우스 에스토니아

우드하우스 에스토니아 (Woodhouse Estonia)
에스토니아는 목재 건축의 가능성을 꾸준히 넓혀 왔으며, 앞으로도 혁신을 이끌 것이다. 에스토니아에서 자란 소나무와 전나무를 활용한 주택 건축은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왔으며, 지어진 지 300년이 넘은 통나무 주택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950년대 산업화 이후 지난 20년 동안 조립식 목조 건축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에스토니아의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현재 에스토니아는 유럽 연합 내 목조 주택 수출액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생산량의 약 80~90%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기업청
에스토니아 기업청

에스토니아 기업청 (Estonian Business and Innovation Agency)
혁신적 기술, 숙련된 전문가 및 북유럽 기업 윤리는 에스토니아를 현명한 사업 선택지 중 하나로 만든다. 에스토니아 기업청은 에스토니아를 선도하는 기업과 협업할 수 있도록 연계해 드리고 있다.

에스토니아 기업청은 에스토니아 기업들의 수출 전략 및 계획을 지원하는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적합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고, 해외 기업들이 에스토니아에서 사업 기회를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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