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 가공의 행복한 연금술사, 이명옥
목재 가공의 행복한 연금술사, 이명옥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4.05.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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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어려운 제재·가공 YES…이명옥 신대림제재소 대표
목재의 단점이 목재의 장점이 되는 기적, 목재 가공의 연금술사 신대림제재소 이명옥 대표.
목재의 단점이 목재의 장점이 되는 기적, 목재 가공의 연금술사 신대림제재소 이명옥 대표.

심상치 않은 소문이 돌았다. 무엇이든 YES로 시작한다는 ‘어려운 제재·가공 전문, 신대림제재소’가 또 다른 기계를 제작한다는 것. 신대림은 무엇보다 한국 시장에 맞는 가공 기계를 개발,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랜만에 들려온 신대림제재소의 새로운 가공 기계가 우리나라 조경재 및 한옥재 시장에 어떤 변화를 이끌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달려가서 만난 이명옥 대표는, 우려와는 달리 모든 것을 순순히 털어놓았다. <편집자 주>

신대림에서 새로운 기계를 제작한다는 소문이 인천 바닥에 파다하다.
=
정자나 목책 등 조경공사에 들어가는 울타리 기둥을 가공하는 기계를 준비 중이다.

소문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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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조경재 시장의 울타리 기둥이나 목책, 펜스 기둥 등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단순한 경향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CNC 등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특이하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가공 형태가 다양화된다는 이야기인가, 속도가 빨라진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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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이다. 사람이 손으로 하기 힘든 것을 기계화를 통해서 디자인을 다양화 하면서도 생산 속도도 빨라지게 된다. 이 모든 게 고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 시장에서는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빠른 시간 안에 공급받고 싶어하는데, 현실은 단순한 형태의 제품에 납기마저 늘어지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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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조경용 기둥은 대부분 무늬 없이 밋밋한 모양을 하고 있다. 여기에 선과 음각과 양각의 굴곡을 이용해서 갖가지 문양과 모양을 넣어 달라는 소비자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일일이 사람 손으로 하기는 곤란하다. 할 수 있다고 해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비용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 바로 기계화다. 이처럼 우리나라 시장에 특화된 기계는 외국에서 사올 수도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명옥 대표가 목재가공실 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금도 신대림은 ‘한국 시장에 최적화 됐다’는 평가를 받는 기계들이 많다. 그럼에도 또 다른 기계를 만들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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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신대림이 하는 것보다 좀 더 앞서가려고 하는 거다. 다른 곳에서 여전히 ‘어려운 제재와 가공’을 하지 않는다고 우리 신대림도 안주할 수는 없다. 또 현재 우리는 한옥재 생산을 위한 가공 기계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최근 조경 시설물 쪽의 디자인 주문이 워낙 많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 조경재 시장은 단순하게 구멍이나 뚫고 하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야말로 ‘디자인’ 의뢰가 넘쳐나고 있다. 

신대림은 한옥과 조경재 시장의 대표주자 중 하나다. 최근 관련 시장 동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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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재를 포함해서 한옥 시장도 디자인이 복잡해지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우리 같은 생산자들도 한옥을 짓는 대목들과의 접점을 늘려야 한다. 관련 기관에서 공부도 해야 하고 협회 활동에도 참여해야 한다. 신대림은 이런 일련의 활동을 통해서 누구보다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먼저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목재를 공급해 주고 있다고 자부한다. 지금은 주문받은 물건을 단순하게 생산만 해주는 것으로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세상이다.

신대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어려운 제재·가공 전문, 무엇이든 YES’다. 정말 무엇이든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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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의뢰된 제품에 대해서 못 한다고 한 기억은 없다. 소비자들이 처음 문의 견적을 할 때는 생산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제재소에서 생산하지 못한다고 하면 그 디자인은 설계에서 빠지게 된다. 목재업계 스스로 목재의 한계를 낮추는 결과인 셈이다. 또 제재소에서 가공을 못 하는 것은 가공이 불가능 하다기 보다는 채산성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절한 기계만 갖추고 있으면 대부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또 생산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너무나 소량 주문이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것도 기계화를 통해서 극복이 가능하다.

신대림제재소 전경.

기술적인 문제든 물량의 문제든, 다른 곳에서는 하지 못하는 것이 신대림에서는 ‘YES’인 이유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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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리는 갖가지 기본적인 기계 설비가 갖춰져 있다. 또한 다른 곳에서 하지 못하거나 하기 싫은 가공들이 돌고 돌아서 대부분 신대림으로 몰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물량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 

정말 한 번도 가공 의뢰된 것을 ‘NO’라고 한 적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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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가공 의뢰된 것보다 우리가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기술상담을 통해서 디자인을 변경하는 일은 있다. 우리는 이것을 일종의 협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은 어느 정도 표준화가 이뤄진 한옥 시장보다는 조경시설물 쪽에서 종종 발생한다. 소비자들이 만족한 것을 ‘NO’ 할 수 없지 않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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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를 선택하고 사용해 주는 분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런데 간혹 목재를 목재로 이해하지 않고 철이나 플라스틱, 돌 등과 비교하고 요구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우리가 나무를 좋아하는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흔히 ‘목재의 단점’이라고 지적되는 부분들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목재의 단점’이 하루빨리 ‘목재의 특성’으로 올바로 평가받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목재 가공이란 목재의 단점을 목재의 장점으로 만드는 연금술이다. 우리는 언제나 무엇이든 YES다.  /나무신문